자동매매봇 거래소는
원래 쓰던 업비트를 그대로 쓰려고 했다.
한글로 된 국내 거래소라는 만만함이
나 같은 초보 투자자 겸 비개발자에게 단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봇을 완성하기 직전 단계에서,
전체 구조를 뜯어고치는 대공사를 감수하며
결국 바이낸스로 터를 옮기게 되었다.
내 전략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능이
업비트엔 없고, 바이낸스엔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동매매봇 거래소는
내가 어떤 전략과 의도를 가졌나에 따라 적합한 거래소가 달라진다.
그럼 지금부터 거래소를 고르는 기준을 살펴보자.
자동매매봇 거래소를 고르는 기준
나 같은 경우, 세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었다.
- 제일 만들기 쉬운 곳
- 제일 체계적으로 키우기 좋은 곳
- 코딩 없이 바로 굴리고 싶은 곳
Q1. 어디가 제일 만들기 쉬워요?
만들기 가장 쉬운 곳은 업비트다.
봇을 만들기 쉽다는 건 복합적인 의미를 가진다.
업비트는 각 요소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첫째, 기능 구현에 최소한의 시행착오를 겪는다.
- AI가 업비트 API의 주요 규칙을 이해하고 최선의 코드를 짤 수 있도록 업비트 스킬을 제공한다.
- 주문, 입출금 같은 기능들의 코드 모듈을 제공해서 AI가 이어 붙이기만 하면 된다.
- 덕분에, 내가 개떡처럼 지시해도 찰떡같이 만들어오는 마법이 일어난다.
둘째, 내 전략이 거래소 환경 이슈로 방해받지 않는다.
- 국내 1위 거래소라 거래량과 유동성이 풍부하다.
- 서버 안정성이 국내 최고 수준이다. 서버가 터지면 봇의 주문이 스킵되는데, 업비트는 트래픽이 몰려도 버텼다. (딱 한 번 봤다. 12.3 비상계엄 때.)
- 빗썸은 트래픽이 몰리면 서버가 자주 터져 봇이 제 기능을 못할 가능성이 생긴다.
셋째, 원화로 거래하는 국내 거래소다.
- 업비트 : 입출금 통장 → 업비트 원화 송금. 총 두 단계라 편하다.
- 해외 거래소 : 입출금 통장 → 업비트 원화 송금 → USDT 환전 → 해외 거래소 송금. 복잡하다.
- 안전 문제로 출금 자동화는 비추천이라, 위 과정은 모두 수작업이 기본이다.
- 원화 매매라 환율 변동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초보에게 직관적이다.
따라서 초보라면 업비트로 시작하길 권한다. 기능 구현부터 거래 환경 안정성까지 부족한 점이 없다.
Q2. 그럼 왜 바이낸스로 했어요?
봇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키우고 싶다면 바이낸스다.
업비트가 ‘쉽게 시작하는 곳’이라면, 바이낸스는 ‘멀리 가는 곳’이다.
처음엔 과해 보였던 기능들이, 봇을 다듬을수록 하나씩 필요해졌다.
첫째, 다룰 수 있는 코인의 폭이 압도적으로 넓다.
- 내 전략은 여러 코인을 동시에 후보로 두고 골라 사는 방식이라, 코인 풀 자체가 넓어야 했다.
- 바이낸스는 상장 코인 수와 거래쌍이 국내 거래소보다 훨씬 많아 봇의 선택지가 넓다.
둘째, 유휴 자금을 놀리지 않는 장치를 붙일 수 있다.
- 봇이 코인을 안 사고 현금으로 들고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다. 그 돈을 그냥 두면 노는 돈이 된다.
- 바이낸스는 이 현금을 이자 상품(Simple Earn)에 넣었다가, 살 때만 필요한 만큼 빼 쓰도록 봇이 직접 제어할 수 있다.
- 국내 거래소엔 봇이 API로 제어할 수 있는 예치 기능이 마땅치 않다. 캐치봇의 자본 효율화는 이 기능 위에서만 가능했다.
셋째, 같은 코드로 연습과 실전을 오갈 수 있다.
- 바이낸스는 가짜 돈으로 똑같이 굴려보는 테스트 환경(TESTNET)을 따로 제공한다.
- 실거래에 진짜 돈을 붙이기 전에, 같은 코드로 “주문이 제대로 나가는지”를 안전하게 검증할 수 있었다.
- 비개발자에게 이건 생명줄이다. 코드 한 줄 잘못 짜서 진짜 돈이 엉뚱하게 나가는 사고를 연습장에서 미리 잡을 수 있으니까.
⚠️
단, 테스트넷이 만능은 아니다. 한 달에 한 번 데이터가 통째로 리셋되고,
호가창이 실전만큼 두껍지 않으며, 일부 기능은 실전과 다르게 동작한다.
나는 테스트넷을 "전략이 돈을 버는지" 확인하는 데가 아니라,
"내 코드가 주문을 제대로·안전하게 내보내는지"만 확인하는 데로 썼다.
봇을 ‘운영 시스템’으로 키울 생각이라면 바이낸스가 어울린다.
대신 진입장벽은 업비트보다 높다.
환전·송금이 번거롭고, 영문 문서를 마주할 순간이 반드시 온다.
Q3. 코딩이 부담되면, 노코딩 방법은 없나요?
코드를 한 줄도 안 짜고 자동매매를 시작하고 싶다면,
OKX 같은 거래소의 내장 봇이 답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봇을 어떻게 만들까”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에겐 만드는 것 자체가 벽이다.
OKX는 거래소 안에 봇을 미리 깔아뒀다.
첫째, 코딩 없이 클릭만으로 봇을 굴린다.
- OKX는 코딩 지식 없이 설정할 수 있는 자동매매 전략(그리드 봇, DCA 봇,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봇 등)을 거래소 안에 내장했다.
- 거래쌍 고르고, 가격 범위 정하고, 금액 넣으면 끝이다. 파이썬도, API 키도 필요 없다.
- “봇 만들기”라는 산을 통째로 건너뛰는 길이다.
둘째, 내 서버 없이 24시간 돌아간다.
- 이 봇들은 OKX 인프라에서 돌아가 별도 서버나 상시 모니터링 없이 24시간 작동한다.
- 직접 만든 봇은 노트북을 끄면 멈추거나, 따로 서버를 빌려야 한다. (이 고생은 뒤 편에서 따로 다룬다.)
- 내장 봇은 그 서버 고민 자체가 없다. 거래소가 대신 켜두니까.
셋째, 입문 후 직접 만들기로 넘어갈 수 있다.
- OKX는 내장 봇과 함께 직접 만드는 사람을 위한 API 문서도 제공한다.
- “내장 봇으로 감을 잡고 → 나중에 내 봇을 코딩한다”는 사다리를 한 거래소 안에서 오를 수 있다.
- 코딩이 막막하다면, 완성된 봇을 써보며 ‘자동매매가 어떻게 도는지’부터 익히는 게 빠른 길일 수 있다.
코딩이 부담되는 입문자라면 내장 봇으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공짜 점심은 없다.
내장 봇은 거래소가 정해둔 전략 틀 안에서만 움직여, 세밀한 규칙을 짜 넣기는 어렵다.
“내 전략을 내 마음대로”가 목표라면, 결국 직접 만드는 쪽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나는 어떤 거래소를 골라야 할까?
| 나는 이런 사람 | 추천 거래소 | 한 줄 이유 |
|---|---|---|
| 일단 가장 쉽게 시작하고 싶다 | 업비트 | 한글·원화·국내 최고 안정성. 최소 시행착오 |
| 봇을 운영 시스템으로 키우고 싶다 | 바이낸스 | 넓은 코인 풀·예치 연동·테스트 환경 |
| 코딩이 부담돼서 안 만들고 쓰고 싶다 | OKX | 클릭만으로 굴리는 내장 봇 |
거래소에 정답은 없다. 내가 어떤 봇을,
어디까지 만들 생각인지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나는 “여러 코인을 직접 짠 전략으로 굴리고, 노는 돈도 이자로 굴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바이낸스로 갔다.
당신의 답은 다를 수 있고, 그게 맞다.
전략은 집의 인테리어다. 거래소는 그 집이 설 ‘땅’이다.
땅부터 단단히 정하지 않으면, 아무리 멋진 전략도 무너진다.
다음 편 예고
거래소를 정했다.
이제 진짜 봇을 만들면 될까? 아니었다.
봇을 굴리려면 수십 개의 설정값이 필요한데, 이게 여기저기 흩어지기 시작했다. 백테스트용 설정 따로, 실거래용 설정 따로, 대시보드용 설정 따로. 그러다 같은 전략인데 백테스트에선 사고 라이브에선 안 사는 황당한 일이 터졌다.
다음 편 — 설정값을 한 곳에 모으고, 운영 중엔 아예 못 고치게 잠가버린 이야기.
👉 이전 편: 봇, 딸깍하면 돈이 벌릴 줄 알았다 (2편)
👉 다음 편: 알림과 설정, 한곳에 모아야 하는 이유 (연재 예정)
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시리즈는 자동매매봇 ‘제작 경험’을 공유하는 기록입니다.